축제는 하루를 간다.
밤사이 지구에서 메시지가 쏟아진다. 관제센터 사람들이 찍은 사진, 각국 우주 기관의 축하 성명, 위원회의 공문. 공문은 정중하고 아주 구체적이다. 무엇을 했는지 시간 순서대로 보고하라. 라이다의 파장과 출력, 쏜 각도, 펄스 간격. 다시 켜지지 않게 하려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의견을 달라.
다시 켜지지 않게. 그들은 이미 꺼졌다고 믿고 있다.
나는 보고서를 쓴다. 사실만. 10시 0분 14초 라이다 첫 펄스. 10시 0분 24초 예정이던 박자가 오지 않음. 그 뒤로 박자 없음. 바닥은 빛을 돌려보내지 않음. 그리고 마지막 줄에 이렇게 적는다. 원인과 결과인지 확인되지 않음. 꺼진 것인지 멈춘 것인지 확인되지 않음.
리드 대장은 그 줄을 지우지 않고 보고서를 올린다.
아침이 되자 열점이 식어 있다. 부채꼴 땅의 가장 뜨거운 자리가 470도에서 380도로. 정오 무렵에는 330도. 열은 땅속에서 천천히 빠져나온다. 땅속에서 열을 밀어 올리던 무언가가 멈췄으니, 남은 열이 식는 중이다. 이대로 며칠 지나면 이 비탈은 다시 평범한 달의 비탈이 될 것이다. 그게 지구가 바라는 그림이다.
나는 바닥 중력계를 본다. 138미터 아래, 그것의 표면 위에 놓아 둔 상자. 평평하다. 광검출기도 깜깜하다.
나는 박자를 센다. 박자가 없는데도 센다. 24.19초마다 한 칸. 습관이다. 지금 몇 번째 칸인지 알고 싶다. 라이다가 쏜 뒤로 2천 칸을 넘었다. 3천. 3천 5백. 칸에는 아무것도 들어오지 않는다.
천장의 레몬은 밤새 한 번도 움직이지 않았다. 나는 그게 마음에 들지 않는다. 숨을 참고 있는 사람은 언젠가 숨을 쉰다.
“A자 틀이 밀렸습니다.” 리드 대장이 말한다.
구덩이 가장자리에 남겨 둔 카메라 영상이다. 윈치 줄이 걸린 도르래 틀이 밤사이 가장자리 쪽으로 10센티미터쯤 미끄러져 있다. 가장자리 땅이 내려앉고 있다. 열 때문일 거다. 400도까지 데워졌다가 식는 땅은 바위가 늘었다 줄어든다. 그러면 금이 가고 부서진다.
그리고 틀이 밀리면서 광검출기 케이블과 중력계 케이블이 가장자리 모서리에 쓸리고 있다. 날카로운 돌 모서리에.
“케이블이 끊기면 아래 상자 두 개를 못 써요.” 왕징이 말한다. “다시 내려갈 여유는 없어요.”
“오후에 나갑니다.” 리드 대장이 말한다. “왕징과 제가. 틀을 다시 박고 케이블에 덧대를 댑니다. 40분.”
나는 반대하지 않는다. 반대할 이유가 없다. 박자는 없다. 땅은 조용하다. 지금이 제일 조용할 때라고 어제 그가 말했다.
그런데 나는 계속 세고 있다.
오후 1시 5분, 리드 대장과 왕징이 슈트포트로 나간다. 나는 로버 안에 남는다. 셋 가운데 하나는 늘 안에 남는다. 이번에는 내 차례다.
창으로 두 사람이 보인다. 흰 우주복 둘, 금빛 바이저 둘. 바퀴살 위를 토끼처럼 뛰어서 40미터 앞 가장자리까지 간다. 왕징이 A자 틀의 다리를 하나씩 뽑는다. 리드 대장이 새 자리에 박는다. 가장자리에서 1미터 더 물러난 자리. 왕징이 케이블 두 가닥을 들어 올려 모서리에 은빛 단열 담요 조각을 감는다. 그리고 케이블을 틀의 다리에 테이프로 묶는다. 쓸리지 않게.
나는 바닥 중력계 화면을 옆에 띄워 놓고 있다. 평평한 선. 그 위로 시간이 흐른다.
1시 20분. 1시 25분.
아난드가 무전으로 들어온다. 40킬로미터 뒤에서, 왕징의 심박수를 보고 있다. 의사는 늘 숫자 하나를 붙잡고 있다. 나처럼.
“왕징 씨, 심박 102. 괜찮아요?”
3초. “괜찮아요. 테이프가 안 붙어서 화나서 그래요.”
“화나도 102면 건강한 거예요.”
1시 30분. 나는 칸을 센다. 4,091. 4,092.
1시 31분.
화면의 평평한 선 위에 무언가가 지나간다.
아주 작다. 원래 박자의 100분의 1쯤. 바닥 중력계가 아니었으면 못 봤을 크기다. 바닥은 그것에 가장 가까운 자리다. 거기서 재는 박자가 가장 크고 깨끗하다. 내가 그렇게 생각해서 거기 둔 상자다. 그 상자가 지금 아주 작은 혹 하나를 그린다. 24초짜리 박자의 모양을 한 혹. 예전 박자가 오던 자리가 아닌 데서.
1시 31분 37초.
숨을 쉬기 직전에 사람은 숨을 조금 들이쉰다.
“물러나요!” 내가 소리친다. “지금! 가장자리에서!”
1초. 무전이 중계위성을 거쳐 가는 시간이 아니다. 로버와 두 사람 사이는 직접 무전이 닿는다. 그건 그냥 두 사람이 내 목소리를 듣고 몸을 돌리는 시간이다.
리드 대장은 ‘설명’이라고 하지 않는다.
“철수.” 그가 말한다. 한 단어. 그리고 왕징의 팔을 잡는다.
24초.
두 사람이 뛴다. 토끼처럼, 두 발로 같이. 달에서는 한 번 뛰면 몸이 한참 떠 있다. 그 떠 있는 시간이 이렇게 길게 느껴진 적이 없다. 한 번, 두 번. 가장자리에서 5미터. 10미터.
나는 칸을 센다. 하나, 둘, 셋. 열.
15미터. 20미터.
스물.
왕징이 한 번 휘청인다. 리드 대장이 붙잡는다. 25미터.
스물넷.
땅이 아래로 꺼진다.
아니, 내가 아래로 눌린다. 로버 전체가. 좌석에 엉덩이가 짓눌린다. 원래 박자의 세 배다. 바로 위에서는 달 중력의 3분의 2에 가까운 힘이 한꺼번에 아래로 당긴다. 이 비탈 전체가, 그 위에 있는 모든 것이, 1킬로미터 아래로 끌려갔다가 놓인다.
놓이는 순간 로버가 튄다. 바퀴 여섯 개가 땅에서 떨어졌다가 내려앉는다. 천장의 레몬이 미친 듯이 흔들린다. 고추 일곱 개가 서로 부딪힌다. 플라스틱이 플라스틱을 때리는 작은 소리가 선실 안에서 난다. 그게 내가 듣는 유일한 소리다. 바깥에서 무엇이 무너지는지는 소리로 들리지 않는다. 공기가 없으니까.
창밖으로 그게 보인다.
구덩이 가장자리가 안쪽으로 미끄러져 내린다. 방금 두 사람이 서 있던 자리. A자 틀을 박았던 자리까지. 땅이 떨어진 자리에서 회색 가루가 위로 솟는다. 공기가 없어서 구름이 되지 않는다. 던진 모래처럼 포물선을 그리고 떨어진다. 그 포물선 수천 개가 동시에 그려진다.
돌이 날아온다. 땅이 튀어 오를 때 바퀴살 위에 있던 돌들이 같이 튄다. 로버 오른쪽 옆면에서 쿵 하는 진동이 바닥을 타고 온다. 한 번, 그리고 한 번 더.
그리고 바깥, 가장자리에서 30미터쯤 떨어진 바퀴살 위에 두 사람이 넘어져 있다.
“리드 대장님. 왕징.”
무전이 조용하다. 2초. 내 인생에서 가장 긴 2초다.
“리드. 괜찮습니다.” 그의 숨소리가 거칠다. “왕징.”
”…팔.”
왕징의 목소리다. 짧다. 늘 짧은 사람인데, 이번에는 그 한 단어를 말하는 데 숨을 두 번 쉰다.
“오른팔.” 다시. “우주복은 괜찮아요. 압력 정상. 팔이 안 움직여요.”
땅이 다시 당긴다. 이번에는 두 배다. 로버가 다시 짓눌렸다가 놓인다. 그다음 박자는 한 배 반쯤. 그다음은 거의 원래대로. 종을 세게 친 뒤 울림이 잦아드는 것처럼. 박자가 돌아와 있다. 24초마다, 원래 크기로. 레몬이 다시 실 끝에서 팽팽해졌다 느슨해진다.
그것은 숨을 참았고, 그리고 숨을 쉰다. 아주 크게.
“슈트포트로 갑니다.” 리드 대장이 말한다. “박 박사, 안에서 받으십시오.”
다친 사람을 슈트포트로 들이는 연습을 우리는 사막에서 스무 번 넘게 했다. 넷 가운데 몸이 제일 작은 내가 안쪽을 맡았다. 아난드를 끌어들이는 데 5분이 걸렸다. 그는 끌려 들어오면서 내내 농담을 했다.
왕징은 농담을 하지 않는다.
리드 대장이 왕징을 슈트포트 앞으로 데려온다. 왕징의 우주복이 로버 벽의 슈트포트 고리에 등을 맞춰야 한다. 그래야 등판이 열리고, 안에서 사람을 꺼낼 수 있다. 왕징은 오른팔을 몸에 붙인 채 왼팔로만 몸을 돌린다. 리드 대장이 왕징의 어깨를 잡고 민다. 딸깍. 고리가 맞물린다. 슈트포트 표시등이 초록이 된다.
나는 안쪽에서 등판 해치를 연다. 해치 너머로 왕징의 우주복 안쪽, 생명유지 배낭이 비켜 난 자리의 빈 공간이 보인다. 그리고 그 안에 왕징의 뒤통수.
“왕징. 제가 당길게요. 왼팔만 써요.”
“알아요.” 사막에서 끌려 들어오는 연습을 할 때도 이 사람은 내 손이 어디로 갈지 먼저 알았다. 지금도 그렇다.
나는 두 손을 해치 안으로 넣어 왕징의 겨드랑이 아래 멜빵을 잡는다. 왕징이 왼팔로 해치 테두리를 민다. 당긴다. 어깨가 나온다. 왕징이 이를 악문다. 소리를 내지 않는다. 오른팔이 해치 테두리에 걸린다. 나는 멈춘다.
“걸렸어요. 오른팔.”
“그냥 당겨요.”
“안 돼요.”
“그냥.”
나는 당기지 않는다. 손을 하나 빼서 해치 안으로 더 깊이 넣는다. 왕징의 오른 팔꿈치를 찾는다. 테두리에 걸린 소매를 손가락으로 아주 조금씩 민다. 나사 한 바퀴의 50분의 1처럼. 소매가 테두리를 넘는다.
그다음은 금방이다. 왕징이 선실 바닥에 미끄러져 내린다. 흰 선내복, 땀에 젖은 머리카락. 얼굴이 하얗다. 오른팔 아래팔이 이상한 각도로 부어 있다.
4분 10초. 사막에서의 기록보다 1분 10초 느리다. 나는 그걸 확인한다. 확인하는 나 자신이 싫다.
리드 대장이 다른 슈트포트로 들어온다. 1분 만에. 혼자서.
“하람, 화면을 팔 쪽으로 대 줘요. 가까이.”
아난드다. 3초 늦게. 그의 목소리는 평소와 똑같다. 그게 이상하게 위로가 된다. 의사는 이럴 때 목소리를 바꾸지 않는다.
나는 태블릿 카메라를 왕징의 팔에 댄다. 아난드가 하나씩 묻는다. 손가락 움직여 볼 수 있어요? 왕징이 손가락을 움직인다. 다섯 개 다. 손끝 감각은요? 있어요. 여기 누르면요? 왕징이 숨을 들이켠다. 대답은 그걸로 충분하다.
“척골이에요. 아래팔 뼈 두 개 가운데 새끼손가락 쪽. 부러진 것 같아요. 어긋나지는 않았고요. 피부도 괜찮아요.” 3초. “다행이에요, 왕징 씨. 진짜로. 의사로서 말하는 거예요.”
“다행인 거 알아요.” 왕징이 말한다. “아프다는 것도 알아요.”
아난드가 웃는다. 3초 뒤에 그 웃음이 온다. “그럼 둘 다 아는 거네요.”
리드 대장이 의료 상자를 연다. 둥글게 말린 알루미늄 부목. 아난드가 지시한다. 팔꿈치부터 손목까지. 엄지는 밖으로. 리드 대장의 손이 부목을 구부린다. 큰 손이 아주 조심스럽게 움직인다. 나는 왕징의 어깨를 잡고 있다. 진통제 두 알. 물 파우치. 왕징은 그걸 왼손으로 받는다. 고개를 돌리지 않고.
리드 대장이 계기판으로 간다. 손상 보고.
나는 그 목록을 노트에 연필로 적는다. 그가 부르는 그대로.
1. 로버 바깥 배터리 팩 B: 날아온 돌에 맞아 덮개 파손, 셀 일부 손상. 출력 40% 감소. 2. 오른쪽 가운데 바퀴: 서스펜션 휨. 굴러는 감. 끌림 있음. 3. 라이다: 삼각대째 넘어짐. 창에 금. 마운트 휨. 작동 여부 미확인. 4. A자 틀: 가장자리와 함께 구덩이로 떨어짐. 윈치 줄 끊김. 5. 광검출기·중력계 케이블: 살아 있음.
다섯 번째 줄에서 나는 연필을 멈춘다. 케이블이 살았다. 두 사람이 방금 나가서 가장자리 모서리에 단열 담요를 감고 틀의 다리에 테이프로 묶어 둔 덕분에. 틀이 떨어지면서 케이블을 끌고 내려갔지만 끊지는 않았다. 138미터 아래 상자 두 개는 아직 우리 것이다.
그 대가로 왕징의 팔이 부러졌다.
“전력.” 리드 대장이 말한다.
왕징이 왼손으로 태블릿을 끌어당긴다. 계산은 빠르다. 팔이 부러져도 손가락은 계산을 한다.
“배터리 B가 40퍼센트 줄면 생명유지를 다 돌리기 빠듯해요. 이산화탄소 제거기, 냉방, 통신. 냉방을 줄이면 선실이 30도 넘어요. 그래도 버틸 수 있는 건.” 왕징이 숫자를 넣는다. “D+12 저녁까지요.”
“돌아가는 데는.”
“바퀴 하나가 끌려요. 시속 4킬로미터 넘으면 서스펜션이 더 휘어요. 40킬로미터, 정차 포함 열한 시간.”
리드 대장이 계산한다. 아니, 계산할 필요도 없다. 숫자가 이미 다 나와 있다.
“구덩이를 떠나야 하는 시한은 D+12 오전 8시.” 그가 말한다. “착륙선 이륙은 D+13 오후 궤도 창. 그다음 창은 엿새 뒤입니다. 그때는 해가 집니다.”
그러니까 우리에게는 나흘이 남았다. 정확히는 3일 18시간 남짓. 원래 계획은 D+13 새벽에 구덩이를 떠나 멀쩡한 로버로 여섯 시간을 달리는 거였다. 4일 반이 남아 있었다. 그 가운데 하루가 오늘 오후 1시 32분에 사라졌다.
지구는 다시 조용해진다.
클레르는 저녁에 들어온다. 3초. 목소리가 쉬어 있다.
“하루가 다시 늘어나. 너희 시각 1시 32분부터. 속도는 전이랑 같아.” 3초. “그리고 첫 몇 박자 동안 큰 게 있었지. 아난드 월진계가 40킬로미터 밖에서 잡았어. 평소의 세 배.”
“왕징이 다쳤어.”
3초. 6초. “들었어. 아난드가 보고서 올렸어.” 클레르가 숨을 쉰다. “하람. 관제센터에서 어제 박수 쳤던 사람들 있잖아. 지금 다들 그 박수를 부끄러워해. 나도.”
“클레르는 안 쳤잖아.”
3초. “쳤어. 너 몰래.” 클레르의 목소리가 아주 작아진다. “위원회가 내일 아침 긴급 회의를 해. 이제 그쪽은 그게 우리한테 반응한다고 생각해. 빛을 비추니까 멈췄다가, 더 크게 다시 울렸다고. 사람들이 그걸 뭐라고 부르는지 알아? 보복이래.”
보복. 나는 그 단어를 생각한다. 그것이 우리에게 화를 냈다. 사람들은 그렇게 읽는다. 사람은 큰 소리가 나면 화가 났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나는 다른 걸 봤다. 큰 박자 직전의 작은 혹 하나. 숨을 쉬기 전에 조금 들이쉬는 숨. 화가 난 것은 그렇게 미리 알려 주지 않는다.
“나 아직 몰라.” 내가 말한다. “오늘 밤에 데이터를 다 볼게.”
3초. “너 몇 시간 잘 건데.”
나는 대답하지 않는다. 클레르도 더 묻지 않는다.
밤 열 시. 왕징은 침상에 누워 있다. 부목을 댄 오른팔을 가슴 위에 얹고. 진통제가 듣고 있다. 리드 대장은 운전석에서 내일 할 일 목록을 쓰고 있다. 나는 보조석에서 데이터를 연다. 바닥 중력계, 바닥 광검출기, 라이다 기록, 지난 이틀치 박자. 전부.
그때 왕징이 말한다.
“하람 씨.”
나는 고개를 든다. 왕징이 고개를 돌려 나를 보고 있다. 침상 위에서, 베개에 뺨을 대고. 옆얼굴이 아니다. 정면이다. 그 사람이 나를 똑바로 보는 건 처음이다. 착륙한 날 선실에서도, 훈련장 복도에서도, 사막의 로버 안에서도, 왕징은 늘 앞을 봤다. 그 앞에는 늘 기계가 있었다.
지금 그 앞에는 내가 있다.
“24초 전에 불렀어요.” 왕징이 말한다.
“네.”
“아무것도 없었어요. 화면에 아무것도. 저는 아무것도 못 봤어요. 리드 대장님도.” 왕징이 숨을 쉰다. “하람 씨만 봤어요.”
“작은 게 하나 있었어요. 아주 작은 거.”
“그 작은 게 없었으면, 우리 둘 다 가장자리랑 같이 떨어졌어요.” 왕징의 눈이 아주 잠깐 리드 대장의 뒷모습으로 갔다가 돌아온다. “138미터.”
나는 할 말을 찾는다. 찾지 못한다.
왕징이 다시 천장을 본다. 레몬이 실 끝에서 팽팽해졌다 느슨해진다. 24초마다. 그 박자를 잠깐 지켜보다가, 왕징이 말한다. 아주 짧게.
“잘했어요.”
착륙한 날 나는 그 말을 받아 적어 두고 싶다고 생각했다. 오늘은 받아 적지 않는다. 적지 않아도 잊지 않을 것 같다.
운전석의 리드 대장은 돌아보지 않는다. 목록을 쓰던 펜이 아주 잠깐 멈췄다가 다시 움직인다.